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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설교 할 때에
정말 열심히 원고를 쳐다본다.
영상으로 내가
설교하는 모습을 보자면
고개를 들고 있는 모습보다는
숙이고 있을 때가 확연히 더 많다.

물론, 일반적인 설교론과는
배치되는 걸 나 스스로 잘 안다.
신학을 배울 때에
설교 전달의 기본은
청중을 보는 것이고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서
적극적인 제스쳐가 필수라 했다.

그러나 나는
나름의 사역 커리어를
쌓아가면서 이러한 기준을 버렸다.

계기는
내가 모셨던 한 담임 목사님의
목회 철학이었다.

"하나님의 말씀은 들리는 것이다"


눈빛이니 제스쳐 같은 것이 아니라!
메시지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
실제로
그래서 그 목사님은
본당에 있는 대형 모니터도
설교시간이 되면 끄게 하셨다.
2000여명 교회여서
뒷자리에서는 설교자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지만
상관 없었다,
설교는 '들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저게 뭔가 싶었다.
말도 안된다는 생각이 컸다.

왜냐하면
부교역자들에게도 같은 기준을
요구하셨기 때문이다.
부교역자들이 설교할 때에
제스쳐를 하거나 하면
반드시 불호령이 떨어졌다.
똑바로 서서
손 붙이고
자기 원고하고 씨름을 하게 하셨다.

이래서야
성도들이 말씀을 들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놀랍게도
성도들은 말씀에 집중했다.
아닌말로
어줍잖은 제스쳐들이
오히려 소통을 방해해왔음을
제스쳐를 끊고
메시지에 집중했을 때에야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 교회에서 사역을 마친 후에!
나는 당시 목사님의
'설교 철학'을
나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내가 쓸 수 있는 설교 준비의
모든 시간을!
오롯이!
더 완벽한 원고를 만드는데
할애했다.
예배 직전까지 원고와 씨름했다.
원고를 외운다거나,
기타 전달을 위한 이런 저런
기교를 배제했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이후로 10년 넘는 시간동안!
많은 이들에게
설교에 대해서만큼은
인정받고 있다.

교회 성도들에게나
같이 사역하는 목회자들에게나
다른 것은 몰라도
설교에 있어서는
확실한 성과를 보여왔다.

목회가 무엇인가?
'내양을 먹이라'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먹이는 것
아닌가?
제대로 된 음식을 먹여야지!
음식 아닌 것을
아무리 포장해봐야
'양은 굶주릴 수 밖에 없다'
교인 일만명을 모은들!
그 목회는 실패다!

고개를 숙이고
원고랑 씨름하는 모양새일지라도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잘 준비되어 있다면!
그 말씀은
예배의 현장에서
강력한 불로 변한다.

'저 목사는 고개를 숙이고 설교하네'
'원고를 다 안외웠나보네'

아니다!
메시지에 집중해보라!
제대로 해석된 말씀인지!
'과연 그러한지'
그것부터 헤아려 보라!

교회에 필요한 건!
쇼맨이 아니라
'설교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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